무보수지만 테크 분야 여성리더 기르는 것에 큰 보람
세계 6만 여 명의 회원과 함께 테크에 관심있는 여성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가 '걸스인텍(Girls In Tech)'다. '걸스인텍' 코리아 지부장은 이현승 씨다. 그는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이 지부장은 텔레파씨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CEO가 왜 무보수로 '걸스인텍 코리아' 지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을까? IT인재 매칭플랫폼 회사 이랜서(대표 박우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T1530'이 이 지부장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이 지부장은 이과 부모를 뒀지만 문과를 갔고, 문과를 전공했지만 개발자로 IT회사를 창업했다.
'T1530'은 IT산업에 종사하는 사람(people)과 최신 트렌드를 알려주는 IT 전문 유튜브 채널이다. 올해 초 개설했다. 'T1530'은 오후 3시 30분(1530)을 뜻한다. 격무에 지친 IT분야 사람들이 한템포 쉬어가는 오후 3시 30분에 차 한잔 하듯 힐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유튜브 채널 이름을 'T1530'으로 지었다. 박우진 이랜서 대표는 “기술을 중시하는 IT업계도 결국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기록하며 공유하기 위해 T1530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T1530이 이현승 걸스인텍 코리아 지부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해 지디넷코리아에에 보내온 내용.
Q: 부모님에 절대 이공계를 안 가겠다고 선언했다던데 이유가 있었나?
A: 부모님과 대화해보니 내 인생에는 정해진 답이 없는 것 같은데 계속 답을 정해 주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틀을 깨겠다는 마음으로 문과로 진학했다.
Q: 하지만 다시 이공계와 인연을 맺었다
A: 내가 코트라에 있었을 때, ‘외국인 투자주간’ 행사를 진행했다. 나는 35개 투자 무역관과 소통을 하며 다양한 정보를 받으면 정리하는 역할이었다. 35개 엑셀파일을 취합해 하나의 파일로 만들고 다시 배포를 하는 일이었다. 수작업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휴먼에러가 발생한다. 시스템을 이용하면 이 고생을 안 해도 더 정확한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형태가 되니 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다. 그때부터 개발자분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Q: 수학이 재미있었다고 들었다
A: 성취감이라고 답변 해야 할 것 같다.(웃음). 복잡하게 길어졌다 다시 간결해지는 순간, “이게 이 뜻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을때 얻는 희열과 성취감이 있다. 어지러움 속에서 존재하는 명확함, 이런 것들이 매력적인 것 같다.
Q: CEO를 맡고 있는 텔레파씨(Telepasee)는 어떤 회사인가
A: 새로운 브랜드나 사업을 론칭하는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필요한 홈페이지나 브랜드 사이트, 또 온라인 쇼핑몰을 제작해주고 있다.
Q: 회사 이름 텔레파시 철자가 우리가 흔히 아는 텔레파시 철자와 다르다
"보통 텔레파시(Telepathy)라고 하면 초능력을 생각한다. 우리 회사 이름 텔레파씨(Telepasee)는 보다, 볼 수 있다, 생각을 보여주다! 라는 느낌으로 네이밍했다.
Q: 텔레파씨 공동창업자 중 유일한 여성 리더다. 여성 리더로서 자리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다.
A: 공동창업자 중 가장 어렸고, 혼자 여성이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했다. 내가 갖고 있는 장점과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Q: 무보수로 일하고 있는 '걸스인텍'을 소개해달라
A: '걸스인텍'은 2009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글로벌 비영리단체다. 테크 분야 여성들이 안에서 성장하고, 또 리더십까지 올라갈 수 있게 다양한 경험과 교육 기회를 지원한다.
Q: 걸스인텍을 알게 된 계기는?
A: 창업을 하던 시기에 집카 창업자인 로빈 체이스라는 여성이 한국에 와 강연을 했다. 그 행사를 주최한 기관이 걸스인텍 코리아였고 그래서 알게됐다.
Q: 걸스인텍은 어떤 활동을 하나
A: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1분기에 메타버스 관련 행사를 게더타운에서 했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행사는 우리가 매년 개최하는 ‘스타 허 석세스(Start Her Success)’라는 행사다. 이 행사는 여성 리더십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활동을 하며 살고 있는 지를 다루는 온라인 행사다.
Q: 비영리단체인데 어떻게 운영하나?
A: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 자원봉사로 활동한다. 미팅시간도 수요일 저녁 9시, 토요일 저녁 8시 이런 식이다. 글로벌 조직이다 보니 본사에서 서포트 해주는 부분도 있다. 원티드(Wanted), AWS, WorldQuant 등의 기업들이 후원을 한다.
Q: 여성창업 경진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A: 여성 창업자들을 발굴해 피칭을 하는데, 피칭을 했을 때 장점은 자신이 준비한 사업을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인이 설명을 듣고 ‘아! 매력있는 사업이다’ 라고 느낄 수 있는 상업 경영대회라든지 해커톤(hackathon)이라든지 이런 데서 발표하면 생각의 범위를 확장 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Q: 영리와 비영리는 어떤 차이가 있나
A: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은 이익을 위해 모든 활동을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발전해 나아가야 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비영리 단체는 활동하면서 얻는 게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다. 동기부여라든지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Q: CEO로 또 지부장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A: 텔레파씨 경우 웹사이트나 쇼핑목을 제작하고 있는데, 고객의 니즈에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걸스인텍은 글로벌 창업자이자 CEO인 아드리아나 개스코인이 얘기했던 것 처럼 걸스인텍 같은 조직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길 응원하고, 지지한다.
Q: IT 업계에서 여성들이 겪는 문제점에 대한 생각은?
A: 개인차가 많이 있는 것 같다. 우리의 ‘다름’이 ‘틀림’이 아닌데, 받아들여지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랬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우리 걸스인텍 글로벌이 밀고 있는 슬로건이
“Tech needs you Just as you are(테크는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이다. 어떤 모습이든 당신의 온전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도 받아들여지는 그런 문화, 이런 걸 기대하고 있다.
Q: IT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이것저것 재다 보면 쉽게 시작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면 사실 굉장히 많다. ‘어? 이런 거 한번 해볼까?’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너무 지체하지 말고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