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황승진 교수님 칼럼] AI 시대, ‘이런 기업’이 살아남는다

실리콘밸리 AI 칼럼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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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대학교-전경

AI는 이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인터넷이 전 세계 네트워크를 연결하며 세상을 바꿨듯, AI 역시 이전에 없던 서비스를 탄생시키며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죠.

그렇다면 AI가 만들어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지금의 변화 속에서 어떤 기업들이 살아남았는지를 돌아보며, 한국인 최초 스탠포드 종신 교수이자 현재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명예교수로 활동 중인 황승진 교수님의 칼럼을 통해 그 해답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봅니다.

 

AI와 경쟁력 – 별의 순간

AI-기술

경영의 역사를 보면, 신기술에 관한 어느 한 순간의 결정이 그 기업의 미래 운명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 오래 전 예로 웨스턴 유니온(WU)이 있다. 

이 회사는 당시 최첨단 기술이었던 전보(Telegram) 사업으로 미국 통신 산업을 독점한 재계의 슈퍼스타이었다. 

1875년 3월 어느 날, WU의 윌리엄 오튼 사장은 친절하게도 ‘알렉’이란 28세 청년을 뉴욕 사무실에서 만나 준다. 알렉은 다소 황당한 기술 얘기를 한다. 

소리는 다름이 아니라 크기와 주파수로 정해지는 파동이라면서, 소리 정보를 물리적 힘을 이용해 전자파로 재생한다면, 전선을 통해 먼 곳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 아이디어 단계여서 실제로 해 보지는 않았으니 보여 주지도 못 했다. 알렉은 WU에게 어떤 형태로든 협조를 바랬지만 오튼 씨는 그를 빈 손으로 보낸다. 

1년 후 알렉은 실험실에서 자신이 발명한 기계에 대고 말한다. 

“왓슨 씨, 여기로 좀 와봐요. 보여줄 것이 있어요.” 그 알렉이란 청년의 이름은 “알렉산더 그래함 벨”이고, 왓슨은 그의 조수이고, 그가 방금 한 말은 인류 역사상 첫 번째 “전화 통화”이었다. 

곧이어 그들은 ‘아메리칸 벨’과 ATT를 설립한다. 그리고 미국의 차세대 통신 산업인 전화 산업을 독점한다. 

전술한 1875년 3월 그날은 WU에게 운명의 날이었다. 오튼 사장은 뚜벅뚜벅 걸어 들어온 차세대의 엄청난 신기술을 차버린 것이었다.

 

혁신의 흐름 속에서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기업 활동에서는 -- 노동, 설비투자 그리고 기술 -- 세 개의 변수를 입력으로 생산량을 출력한다. 처음 둘의 경우, 각 입력의 양에 따라 생산량이 증가하되 증가율은 감소한다. 

그러나 기술은 다르다. 기술이 있으면 생산성에 ‘점프’가 생기고, 없으면 가만히 있는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개나 걸이 없는 윷놀이다. 노벨 경제학자 로머 교수의 이론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 말은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기술을 놓치면 한 큐에 간다." 가솔린 엔진이 발명되었을 때, 마차를 택시처럼 운영했던 기업은 운전자 수나 마차 수를 늘리면서 자동차 택시 회사와 경쟁할 수는 없다. 

두 번이나 파산의 위기를 겪었던 NVIDIA의 젠슨 황 대표는 좀 점잖은 말로 충고한다. “기업이 몰락의 길로 빠지는 데는 단 하나의 나쁜(기술적) 결정만 있으면 된다.”

오늘의 기업에게는 AI라는 엄청난 기술의 기회가 뚜벅뚜벅 들어와 안내 데스크에 와있다. 이제 공은 기업의 손에 놓여 있다. 

소위 말하는 ‘별의 순간(Sternstunde)’이다. 이런 순간의 올바른 기술 결정이 과거에 아마존, 구글처럼 기업 팔자를 고칠 수 있었지만, 한순간의 잘 못된 결정 혹은 결정 부재로 신세 망친 기업도 많다.

 

별의 순간, 기업들의 선택의 차이

핀란드의 국민 기업 노키아는 인터넷을 이동전화에 도입하는 데 뒤져 신참 애플에게 나가 떨어졌다. 그 당시 세계 시장 점유율이 40%였는데도 말이다. 

넷플릭스는 CD의 우편 배송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과감히 변신했다. 유무선 통신망의 개선이란 기술의 파도를 탄 것이었다. 

반면 자기 보다 수십 배 컸던 블록버스터는 프랜차이즈 가게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결국 문닫았다. 

사진업계의 대명사였던 코닥은 격동하는 인터넷-무선전화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필름 기술에도 불구하고, 배급 방식의 변천에 적응하지 못 했다. 

결국 필름이 필요 없는 온라인 기술을 들고 나온 인스타그램이나 플리커 같은 스타트업이 그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이 사례에서, 인터넷이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응 능력이 운명을 결정지었다. 10년 후, 또 다른 성공 실패 사례가 나올 것이며 이번에는 AI가 기업 운명의 드라이버가 될 것이다.

 

AI로 중심으로 변화되는 글로벌 경쟁 판도

AI는 국가경쟁력이라는 큰 안목에서도 생각해 볼만한 사항이다. 

세계사에서 과학과 기술은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력을 주었다. 18세기에 영국이 산업혁명의 주체가 되어 세계의 경제적 패권을 잡았다. 

과학의 발전과 공장이란 제도 덕택이었다. 곧이어 미국은 이에 동참해 교통, 통신, 전기, 제철과 에너지의 혁신을 이끌어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을 이루었다. 

허나, 20세기 후반 일본은 품질 혁명을 앞세워 제조업을 막강하게 키워 수출대국으로써 미국을 쩔쩔매게 했다. 이후 IT를 통해 미국은 모든 국가의 경쟁을 물리친다. 

이렇게 국가의 힘은 기술에서 나왔고, 이 힘은 딴 나라로 퍼져 인류 전체의 복지에 기여했다. 다음 차례로는 AI가 힘이 되어 세계경쟁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 생각된다. 

AI는 제품 기능, 생산성, 신제품 개발 같은 주요 경제 활동 능력에 결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21세기 미국의 경제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국가는 경제 규모, 노동 생산력, 교육열, 압도적으로 많은 엔지니어, 국가의 추진력에다가 이제 신기술 AI까지 갖추게 된 중국이다. 

최근 딥시크나 메너스가 보여준 실력은 예고편 정도일 것이다. 

더욱 겁나는 것은, 중국의 산업이 우리와 상당히 겹쳐 모든 분야에서 국제 무대에서 경쟁상대라는 것이다. 품질이 떨어지지만 값이 싸서 샀던 ‘Made in China’ 제품은 전혀 다른 정체성을 지닐 것이다. 

우리는 국제무대가 아닌 국내시장부터 걱정해야 할 일이다.

 

AI 시대, 10년 후 모습을 상상하고 준비해야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대는 끝났다.

미국의 대형 LCC인 JetBlue의 이사회 의장이었던 조엘 퍼거슨이 지도자들에게 충고한다. 

“결정적 시기에 아무 결정을 안 하는 것도 일종의 결정이다. 이 결정으로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새로운 AI 시대가 시작된 지 2년 반이 된 지금 RAG, 에이전트, 딥시크, MCP, A2A 같이 많은 발전이 있었는데, 10년 후엔 어찌될까 생각해본다. 

게다가, 독자 여러분에게 “과연 우리 기업은 AI 시대 10년 후 어떤 모습일까?” 미래를 상상하고 구상해 보길 제안한다.  

“기업이 신기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별의 순간에 아무 것도 안 해서 성공한 기업은 없다. 

“우리 기업은 AI 시대 10년 후 어떤 모습일까?” 미래를 상상하고 구상해 보길 제안한다.  

그동안 AI 칼럼을 애독해 주신 독자에게, 이 칼럼의 호스트 방은주 기자에게 그리고 이 칼럼을 제안한 이랜서의 박우진 대표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칼럼을 끝낸다. 

 

황승진-스탠포드-경영-대학원-명예-교수

 

한 승 진

한국인 최초의 스탠포드 석좌교수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잭디프 로시니 싱 명예교수

'알토스 벤쳐'와 ‘길리아드’ 등 20여 개 기업의 어드바이저 역임

 

[한국인 최초 스탠포드 종신 교수, 황승진의 인공지능 칼럼]

‘AI 시대, ‘이런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한국인 최초로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 석좌 명예교수로 임명된 황승진 명예교수의 인공지능 칼럼 ‘AI와 경쟁력 – 별의 순간’를 이랜서에서 재편집한 글로 총 20회에 시리즈로 연재된 인공지능 칼럼의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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