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on 언어, 구글이 준비하는 C++의 'Next Level’

C++는 40년 가까이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왕좌를 지켜왔습니다. AI 추론 엔진, 게임 엔진, 데이터베이스, GPU 드라이버 등 고성능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C++는 여전히 핵심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C++의 복잡도는 한계에 다다랐고, 구글은 새로운 선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C++의 성능은 유지하되, 현대적이고 관리하기 쉬운 언어. 바로 'Carbon'입니다.
Carbon 언어란?
C++의 Next Level을 꿈꾸는 언어

Carbon은 구글이 'C++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며 개발 중인 차세대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C++의 강력한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배우기 어렵고 유지보수가 힘든 기존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정비하기 위해 탄생했죠.
왜 Carbon이 필요했나?
구글 내부에는 수천 개의 프로젝트가 C++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거대한 코드베이스에서 새로운 기능을 적용하거나 구조를 바꾸려면, 작은 변경 하나가 코드 전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이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C++는 1985년 개발 이후 수많은 기능이 추가되며 지나치게 복잡해졌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속도도 현대 개발 환경을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느려졌습니다.
결국 구글은 기존 자산을 유지하면서도 더 현대적인 개발 방식을 가능하게 할 대체 언어가 필요해졌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등장한 언어가 바로 'Carbon'입니다.
아직 실험 단계로, 정식 버전은 수년 후에나 출시될 예정이지만, C++ 후계자로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Carbon이 그리는 ‘Beyond C++’의 네 가지 특징

1) C++은 그대로, 미래만 새로 가져오는 상호운용성
Carbon의 핵심 철학은 단 하나입니다. "C++을 버리지 않는다. 그 위에 새로운 미래를 얹는다.”
그래서 Carbon 코드와 C++ 코드는 서로 자연스럽게 호출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예시: C++ 함수를 Carbon에서 불러쓰기
C++ 코드
// add.h int Add(int a, int b) { return a + b; } |
Carbon 코드
package Example api; import Cpp library "add.h";
fn Main() -> i32 { return Cpp.Add(3, 4); // C++ 함수 호출 } |
Carbon은 이렇게 기존 C++ API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새 코드는 Carbon 스타일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 복잡함은 덜어내고, 개발은 더 직관적으로
Carbon은 C++ 문법의 난해함과 불규칙성을 벗어나 읽기 쉬운 스타일을 지향합니다.
예시: Carbon 함수 선언과 변수 선언
C++ 코드
auto result = compute(5, 10); |
Carbon
var result: i32 = compute(5, 10); |
타입 모델, 함수 선언 방식, 제어문 구조 등 언어 전반을 현대적 스타일로 재구성해 개발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팀 단위 협업에서도 코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3) 템플릿 지옥을 벗어나게 해주는 새로운 제너릭
Carbon은 “checked generics”라는 구조를 통해 템플릿 오류·복잡함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예시: Carbon 제너릭 함수
// 인터페이스 정의 interface Comparable { fn Compare[self: Self](other: Self) -> i32; }
// 제너릭 함수 fn Max[T:! Comparable](a: T, b: T) -> T { return if a.Compare(b) > 0 then a else b; } |
제너릭 정의를 완전히 타입 체크하여 인스턴스화 시마다 재검사할 필요가 없으며, 명확한 인터페이스 계약을 제공합니다. 템플릿 대신 인터페이스 제약(약속)을 명확히 지정해 타입 오류를 예측 가능하고 읽기 쉽게 만들기 위한 구조입니다.
동시에 C++ 상호운용성을 위해 템플릿도 선택적으로 지원하며, 템플릿에서 checked generics로 점진적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합니다.
복잡한 템플릿 오류나 길고 이해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줄이고 대규모 코드베이스에서도 유지보수 가능한 형태를 추구했습니다. ‘템플릿 지옥’에서 벗어나면서도 기존 C++ 코드와의 호환성을 유지하는 실용적 개선이 담겼습니다.
4) 대규모 팀이 원하는 ‘읽히는 코드’를 위한 언어
Carbon은 개인 개발자보다 구글 같은 대규모 조직을 대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 빌드·패키지·툴링을 표준화
- 일관된 코드 구조
- 자동분석·리팩터링에 유리한 타입 시스템
- 유지보수 가능한 아키텍처를 전제로 한 설계
예시: Carbon 타입 정의 + 구조화된 모듈
package Geometry;
class Point { var x: f32; var y: f32;
fn Move(self, dx: f32, dy: f32) { me.x = self.x + dx; me.y = self.y + dy; } } |
복잡한 C++ 기반 코드베이스를 현대화하고 대규모 팀에서 ‘읽기 쉽고 관리 가능한 코드’를 구축하는 데 최적화된 언어입니다.
현재 Carbon은 실험 단계로, 아직 프로덕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향후 C++ 후계자로서의 역할을 목표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C++의 왕좌를 노리는 두 언어
Rust vs Carbon, 다음 시대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사실 C++의 자리를 가장 먼저 위협하기 시작한 언어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Rust’입니다. 메모리 안전성과 고성능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앞세워, AWS · 구글 · 메타 · 모질라까지 실제 서비스에 Rust를 채택하면서 ’C++ 이후의 시대는 Rust가 열 것이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내부 상황은 달랐습니다. 구글은 수십억 줄 규모의 거대한 C++ 코드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모든 시스템을 Rust로 갈아탄다는 것은 비용·시간·리스크 모든 면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선택이었죠.
Rust의 성능과 안전성은 매력적이었지만, 구글에게 더 중요한 것은 ‘기존 자산을 어떻게 지키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였습니다. 그래서 구글은 다른 길을 선택합니다.
바로 ‘Carbon’을 개발하는 것이죠. 기존 C++ 기반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더 현대적이고 관리하기 쉬운 언어를 만들기 위해 Carbon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Carbon vs Rust, 무엇이 다를까?
Rust: 안전성을 중심에 놓은 새로운 시대의 언어
Rust는 과감하게 C++와의 호환을 내려놓고,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메모리 안전성을 구현했습니다. Borrow Checker와 소유권 모델을 기반으로 ‘애초에 사고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된 언어’라는 철학을 갖고 있죠.
덕분에 AWS, Google, Microsoft, Meta까지 대규모 서비스에 Rust를 도입하며 안정성과 신뢰성을 검증받았습니다. 이미 산업에서는 C++의 대체 언어로 자리 잡은 유력 후보입니다.
Carbon: 호환성과 현실성을 중시한 실용적 대안
Carbon은 Rust처럼 모든 것을 새로 만드는 언어가 아닙니다. 구글 내부의 수십억 줄 규모 C++ 코드베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C++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현대적 언어’를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안전성을 극대화하기보다, 기존 C++ 생태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현실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죠.
다만 Carbon은 아직 실험 단계이며, 언어 완성도 또한 초기 수준입니다. 즉, 설계 방향은 매력적이지만 Rust처럼 산업에서 채택된 단계는 아닙니다.
* Carbon과 Rust의 차이 한 눈에 보세요!
항목 | Carbon | Rust |
목표(Goals) | 성능 유지, C++ 상호운용성, 대규모 C++ 코드베이스의 점진적 현대화 | 메모리 안전성, 신뢰성, 병렬성, 높은 속도 |
C++ 상호운용성 | 양방향 호출을 목표로 설계됨 | 기본적으로 C++ 상호운용성 없음 (FFI로 제한적 가능) |
Garbage Collection | 없음. 수동 메모리 관리 | 없음. 컴파일 타임 메모리 안전성 제공 |
안전성 철학 | 성능과 C++ 호환성 우선, 안전성은 점진적 개선 | 안전성이 최우선 (first-class priority) |
Borrow Checker | 없음. 수동 메모리 관리 기반 | Rust의 핵심. 소유권/대여 시스템으로 메모리 안전성 제공 |
패키지 관리자 | 지원 예정 (로드맵 단계) | Cargo 제공 — 매우 성숙하고 강력한 생태계 |
임베디드 시스템 지원 | 지원 계획 있음 | 이미 안정적으로 지원 중 |
현대적 문법 | 있음. C++ 대비 단순화된 문법 지향 | 있음. 명확하고 선언적 스타일 |
개발 단계 | 매우 초기. 실험 프로젝트 | 완성도 높음. 산업 적용 활발 |
주 사용 기대 분야 | C++ 레거시 현대화, 대규모 조직의 점진적 전환 | 안전성·성능이 중요한 시스템 개발 전반 |
* 결론은 혁신 vs 실용성!
- Rust는 기존의 문제를 완전히 새로 설계해 해결하려는 언어
- Carbon은 기존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개선해서 쓰기 쉽게 만드는 언어
Rust는 혁신을 선택했고, Carbon은 실용성을 선택했습니다.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Carbon

Carbon은 아직 '완성된 언어’라기보다는, 구글이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는 실험적 프로젝트에 더 가깝습니다. 정식 스펙이 완성되지 않았고, 컴파일러·표준 라이브러리·툴링 역시 기본적인 형태만 갖춰져 있는 수준입니다.
Carbon의 핵심 목표인 C++과의 상호운용성 또한 아이디어로는 제시되어 있지만,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된 단계는 아닙니다.
로드맵 — 0.1 버전은 2026년 후반, 1.0은 2028년 이후
Carbon 팀이 공개한 로드맵에 따르면,
- 0.1 버전(최소 기능 언어): 2026년 후반
- 1.0 버전(정식 릴리즈): 2028년 이후
0.1 버전은 '최소 기능 언어' 단계로, 실전 적용이 가능한 수준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언어의 뼈대가 잡히는 단계이며, 기능적 안정성과 생태계 형성을 고려하면 1.0 정식 버전 이후에도 수년의 성숙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 개발 속도와 프로젝트 특성상 일정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왜 Carbon에 주목하는가?

Carbon은 아직 실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언어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바로 C++을 단절시키지 않고, C++의 시대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이어갈 것인가라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Rust가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구조로 문제를 재정의했다면, Carbon은 상호운용성, 점진적 전환, 대규모 코드베이스의 현대화라는 다른 방향의 해법을 제시하며 C++의 미래를 잇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AI 인프라(LLM 서버·추론 엔진·GPU 드라이버)
대부분이 여전히 C++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는 지금”
Carbon은 비록 2028년 이후에나 정식 릴리즈가 예상되지만 C++ 개발자라면 지금부터 관심을 가져볼 만한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의 시대를 준비하고 싶다면, 현대 시스템 언어의 개념을 익히고, Carbon의 GitHub 저장소를 꾸준히 팔로우하며, 자신의 개발 환경과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다음 언어가 무엇일지 고민해볼 시기입니다. C++의 다음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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