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Julia'를 써보고 충격을 받는 이유

"우리는 욕심쟁이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합니다.”라는 철학으로 개발된 언어가 있습니다.
프로토타입은 Python으로 빠르게 작성하고, 성능이 필요한 부분만 C로 다시 구현하는 ‘투-랭귀지 문제(Two-Language Problem)'와 같은 알고리즘을 두 번, 세 번씩 다시 구현해야 했던 답답함 속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래밍 언어.
Python의 쉬움과 C의 속도, R의 통계 능력까지 모두 담아내며 주목을 받고 있는 'Julia(줄리아)’ 입니다.
Julia(줄리아)란?

Julia는 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CSAIL) 출신 연구진이 개발한 고성능 동적 프로그래밍 언어로, 데이터 과학과 과학 계산 분야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신흥 언어입니다.
복잡한 수학 계산이나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때 발생하던 번거로운 과정과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언어로 프로토타입부터 실제 운영 단계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언어’를 목표로 개발되었습니다.
Python처럼 쓰기 쉬우면서도 C처럼 빠른 언어의 탄생
Julia 이전까지 연구자들은 이런 고민을 늘 안고 있었습니다.
“왜 우리는 하나의 언어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을까?”
“왜 프로토타입과 실제 실행 환경이 이렇게까지 달라야 할까?”
데이터 전처리와 실험은 Python으로, 통계 모델링은 R로, 실제 빠른 연산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C 언어나 Fortran으로 다시 코드를 재작성해야 했습니다.
단계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과정은 작업 속도를 늦추고, 연구 흐름을 계속 끊어놓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언어가 바로 ‘Julia’입니다.
Python처럼 쉽게 코드를 작성할 수 있으면서도 C 언어에 가까운 속도를 내도록 설계되었고,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한 언어 안에서 모델 생성 → 검증 → 최적화 → 배포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연구와 실무 사이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하나의 언어로 전체 연구 프로세스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Julia의 3가지 특징

1) Just-In-Time(JIT) 컴파일
Julia는 JIT(Just-In-Time) 기반 실행 구조를 사용해 코드가 실행되는 순간 필요한 부분만 즉시 컴파일합니다. 스크립트 언어처럼 가볍게 작성한 코드를 바로 실행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고성능 언어가 사용하는 최적화 과정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LLVM 기반 컴파일러를 활용해 실행 시점에 코드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최적화하며, 불필요한 연산 제거, 루프 최적화, 벡터화 같은 C 수준의 최적화를 자동으로 적용합니다.
필요할 때 즉시 컴파일하고, 그 순간 LLVM이 최적화까지 마무리하는 구조 덕분에 작성은 Python처럼 쉽지만 실행은 C에 가깝게 빠른 하이브리드 성능이 자연스럽게 구현됩니다.
2) Type Inference(유형 추론)
Julia는 유형 추론(Type Inference)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동적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실행 전에 변수와 연산의 타입을 스스로 분석해, 어떤 방식으로 컴파일할지 미리 결정합니다.
개발자가 타입을 하나하나 명시하지 않아도, 컴파일러가 내부적으로 C에 가까운 최적화 코드를 생성해 동적 언어의 유연성은 유지하면서도, 정적 언어 수준의 속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3) 병목 없는 패러다임
Julia는 언어 자체가 처음부터 ‘빠르게 실행되는 구조’를 목표로 설계된 언어입니다.
Python처럼 속도가 필요한 지점만 C로 확장하는 혼종 구조(C Extension)를 사용하지 않아 언어 병목이나 바인딩 문제가 크게 줄어듭니다.
덕분에 C나 Fortran으로 코드를 다시 작성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며 고성능 연산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Julia는 이러한 기능 덕분에 대규모 수치 계산이나 복잡한 시뮬레이션 같은 작업도 타 언어 대비 월등히 빠른 성능으로 처리할 수 있어, AI의 효율을 높이는 핵심 언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빠르고 정확한 연산으로
'AI 시대’에 주목받는 Julia

AI 모델의 규모와 연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해졌습니다.
Julia는 이러한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언어 중 하나로, 수치 계산·딥러닝·시뮬레이션을 한 언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SciML 생태계 → AI + 수치 모델링을 하나로 통합
: 딥러닝과 미분방정식·최적화·시뮬레이션을 하나의 언어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합니다.
- 고성능 자동 미분 엔진(AD) → Zygote · Enzyme · DiffEqFlux
: 언어 레벨에서 자동 미분을 지원해 복잡한 모델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계산.
- 네이티브 딥러닝 프레임워크 Flux.jl → 빠른 실험·고성능 연산
: Python처럼 쓰기 쉬우면서도 Julia의 JIT 최적화를 그대로 활용하여 학습 속도 향상.
Julia, 얼마나 빠를까?
Julia Vs Python·R·C

Julia의 내부 구조를 살펴봤습니다. ‘빠르게 실행되는 구조’를 목표로 설계된 Julia는 다른 언어에 비해 얼마나 빠를까요? Python · R · C와의 비교를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Julia Vs Python,
수학·수치 계산 성능에서 압도적 우위
Julia는 언어 자체가 수학·수치 계산에 최적화되어 있어, 순수 Julia 코드만으로도 Python을 능가하는 속도를 보여줍니다.

Julia Computing 내부 엔지니어링 팀의 공식 벤치마크에 따르면, Julia는 여러 실전 알고리즘 테스트에서 Python 대비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빠른 실행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Julia vs R 언어,
통계 · 수치 모델링 확장성에서 압도적 우위
R은 통계·시각화에 강점이 있지만, 반복 연산이나 대규모 수치 계산이 필요한 순간 C/C++ 확장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반면 Julia는 고성능 연산을 언어 자체에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어, 통계 모델링 → 수치 계산 → 시뮬레이션까지 끊김 없는 작업 흐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R 대비 확장성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입니다.
위 표처럼 Julia는 R 대비 통계 분석은 물론, 대규모 수치 계산·반복 연산·시뮬레이션까지 한 언어로 이어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언어입니다.
Julia vs C 언어,
고성능 개발 효율에서 압도적 우위
C는 지금도 최상급 속도를 자랑하는 언어이지만, 메모리 관리·포인터 처리 · 저수준 구현 부담 때문에 개발 난이도와 유지보수 비용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 Julia는 LLVM 기반 JIT 컴파일과 유형 추론(Type Inference)을 통해 C에 근접한 실행 속도를 제공하면서도, 고수준 문법과 과학 계산 중심 생태계 덕분에 개발 효율은 C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습니다.

* 이미지: 동일한 알고리즘 작업을 수행했을 때 걸리는 시간을 로그 스케일로 비교한 벤치마크 결과 (출처: Julia 홈페이지)
실제로 Julia 공식 사이트와 연구·커뮤니티 벤치마크에서는 동일한 알고리즘을 실행할 때 Julia가 C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는 사례가 여러 곳에서 확인됩니다.
비교 항목 | C | Julia |
실행 속도 | 매우 빠름 | C에 근접한 속도 |
개발 난이도 | 매우 높음 | 고수준 문법으로 쉬움 |
병렬·분산 처리 | 직접 구현 | 기본 제공 |
수학·수치 계산 | 구현 난이도 높음 | 패키지·언어 기반으로 고성능 |
생산성 | 낮음 | 매우 높음 |
운영 연결성 | 추가 최적화 필요 | 실험 코드 그대로 운영 가능 |
Julia는 C 수준의 퍼포먼스를 훨씬 적은 코드와 노력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언어입니다.
Julia 적용 사례,
어떤 기업이 Julia를 도입했을까?

복잡한 시뮬레이션의 번거로움을
'Julia’로 해결한 NASA
정확성과 반복 실험 속도가 생명인 NASA JPL은 오랫동안 우주선 궤적 계산, 물리 시뮬레이션, 우주 환경 분석을 위해 Python, MATLAB, Fortran, C/C++을 뒤섞어 사용했습니다. 단 하나의 오차가 수십억 달러짜리 우주 임무를 실패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극도로 비효율적이었다는 점입니다. 모델을 만들 때는 Python을 쓰고, 고성능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C나 Fortran으로 다시 구현해야 했습니다. 코드가 언어마다 분리되어 유지보수가 어렵고, 새로운 알고리즘을 실험하는 속도도 느려 연구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NASA는 이 언어 분업 구조의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프로젝트에서 Julia를 도입했습니다.
Julia 도입으로 해결된 핵심 문제
- Python + C/Fortran 혼용 → Julia 1개 언어로 통합
- 반복 계산 병목 → JIT 기반 고속 실행으로 개선
- 분산된 수치 계산 도구 → 통합된 과학 계산 생태계
- 저 수준 언어 의존 → 연구자가 직접 고성능 코드 작성 가능
LLVM 기반 JIT 컴파일과 최적화된 수치 계산 생태계를 활용한 Julia는 높은 정확도와 빠른 속도를 동시에 제공해, NASA의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단일 언어로 더 빠르게 실험하고 반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대규모 금융 데이터를
'Julia’로 분석하는 BlackRock
전 세계 자산운용 규모 1위인 BlackRock은 Aladdin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금융 시장에서 다양한 자산 군, 금리, 유동성, 스트레스 시나리오를 동시에 분석하는 것은 까다롭습니다. 시장 상황도 빠르게 변화해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BlackRock은 복잡한 분석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Aladdin의 분석 모듈 개발에 Julia를 도입했습니다.
Julia 도입으로 얻은 이점
- 개발 생산성 향상 → Python처럼 쉽게 작성하면서도 C++ 수준의 성능 확보
- 분석 속도 개선 → JIT 컴파일을 통한 고속 수치 연산
- 금융 전문가의 직접 개발 → 퀀트가 별도 변환 과정 없이 직접 모델을 직접 구현
- 단일 언어 환경 → 프로토타입부터 프로덕션까지 일관된 코드 베이스 유지
Julia의 고성능 수치 처리 능력과 유연한 개발 환경은 BlackRock이 늘어나는 금융 시계열 데이터와 복잡한 모델을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Julia를 활용하기 좋은 프로젝트 3가지

1) 자율주행 산업 — 경로 계획·동적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자율주행 시스템은 실시간 경로 탐색, 센서 기반 상태 추정, 차량·로봇의 동적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이뤄지는 매우 계산 집약적인 환경입니다.
Julia는 고속 수치 계산(JIT)과 강력한 미분방정식 생태계(DifferentialEquations.jl)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모델을 빠르게 실험하고 반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 덕분에 경로 계획이나 차량 동역학 모델처럼 복잡한 알고리즘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 대표 산업 군: 자율주행 차량, 로봇 모빌리티, 드론, 물류 로봇
- 프로젝트 유형: 경로 계획(Path Planning), 센서 기반 상태 추정, 동적 시뮬레이션
2) 금융 산업 — 리스크 분석 · 몬테카를로 시나리오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리스크 분석은 동일한 계산을 수천~수만 번 반복하는 구조입니다. Julia는 반복 연산에서 속도 우위가 뚜렷해, VaR,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 생성 등 금융권 고유의 대규모 계산 작업에 적합합니다.
실제로 BlackRock을 비롯한 금융 기관들이 Julia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런 고성능 반복 계산 능력 때문입니다.
- 대표 산업 군: 자산운용사, 은행, 헤지펀드, 보험사
- 프로젝트 유형: VaR 계산, 스트레스 테스트,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포트폴리오 최적화
3) 제조·로보틱스 산업 — 최적화·자원 배분 프로젝트
제조·로봇 분야에서는 경로 탐색, 공정 최적화, 자원 배분 등 조합 최적화 문제가 핵심입니다.
Julia의 JuMP.jl은 수학적 최적화를 위한 도메인 특화 언어로, Python처럼 직관적으로 작성하면서도 고성능 수치 계산이 가능합니다. 선형 계획법, 정수 계획법, 비선형 최적화 등 다양한 최적화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스마트팩토리, 물류 로봇, 제조 자동화 시스템에서 Julia가 효율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 대표 산업 군: 스마트팩토리, 물류·유통, 제조 자동화, 로봇 제어
- 프로젝트 유형: 생산·자원 최적화, 공정 시뮬레이션, 로봇 경로 최적화
Julia 도입 시 주의해야할 점

1) 생태계의 규모가 아직 작다 (패키지 안정성 이슈)
Julia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Python · R처럼 방대한 생태계를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웹 개발 · 모바일 앱 · 일반 서비스 개발 분야는 실무에서 사용하는 프레임워크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범용 서비스 개발 언어’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부 패키지는 실험적이거나 업데이트가 느려 실무에서는 신뢰도 높은 패키지(유지보수 활발 · 별점 높은 패키지)만 골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첫 실행 지연(First-time JIT Latency) 문제
Julia는 JIT(Just-In-Time) 언어라 처음 함수를 실행할 때 컴파일 시간이 발생합니다.
반복 계산이나 장기 모델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짧은 스크립트 · CLI 도구처럼 즉시 실행이 중요한 환경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3) 까다로운 패키지 안정성과 버전 관리
Julia는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이지만, 일부 패키지의 버전 안정성이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업데이트 간 API가 변경되거나 패키지 간 의존성이 충돌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장기 프로젝트에서는 버전 고정과 환경 복제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Python처럼 20년 이상 다져진 대규모 생태계가 아니기 때문에, 막히면 바로 검색해서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서화가 덜 체계적이거나 커뮤니티 자료가 부족한 경우가 있어, 문제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